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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영화추천 <완벽한 도미요리> 단편영화 줄거리 / 분석

영화 /영화 소개

by 영잘알 2023. 5. 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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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화 잘아는 사람 입니다. 

오늘은 나홍진 감독의 단편영화 <완벽한 도미요리>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고 해석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나홍진 감독은 우리나라의 영화사에 획을 그은 인물로써

최근에는 <랑종>을 연출하였구요. 

필모그래피로는 <곡성> <황해> <추격자> 등의 굵직굵직한 라인업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완벽한 도미 요리>는 2008년에 추격자가 개봉하고 두달 뒤 러닝타임 8분의 단편 영화로 나온 작품입니다.

짧은 러닝타임이니 보시고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nRhibCcCyVE

 

영화를 보고 오신 분들 중  심오한 분위기와 스토리에 이해가 안가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감명을 받으신 분들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화 의미 분석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딸랑딸랑" 종소리를 듣고 단잠에서 눈을 뜬 요리사가 보입니다.  '완벽한 도미 요리'라고 적힌 메뉴를 받고선 일을 시작하는데요. 마치 무언가에 눈이 떠져 그것을 막 시작하려는 우리들의 모습과도 같습니다. 방대한 계획들을 쓰고 지우고를 반복하며 세우기 시작하는 요리사의 모습이 계속해서 보입니다. 그러고선 시행의 성공적인 결과를 예측이라도 한 듯 칼을 잡죠.

이 역시 '완성'에 다가가고자 하는 첫 발을 딛는 우리들처럼요.

제법 그럴싸한 계획, 완벽한 재료들의 정량과 완벽한 온도 그리고 완벽한 시간. 요리사는 계획한 대로 요리를 척척해내기 시작합니다. 

완벽한 도미요리

 

주인공은 도미의 손질을 마치고, 채소를 다듬고, 자신의 손을 불판 위에 얹어 온도를 확인합니다.  높은 온도에 화상 입은 자신의 손을 보며 만족이라도 하는 듯 손의 타들어간 껍질을 맛보기도 하구요.

그렇게 마침내 도미를 굽고 요리를 완성합니다. 그리고  플레이팅을 하지만 요리사는 완성된 도미 요리를 치워버립니다.

그가 바란 것은 완성된 도미 요리가 아닌 '완벽한 도미 요리' 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요리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완성이 아닌 완벽에 집착하게 됩니다. 요리사는 도미 요리에 마치 정답과 결과가 있는 것이라고 단정한 채 정답을 향해 갈망하죠.

소금 한 알갱이 하나 하나 까지 맛보고 더하고 빼고를 반복하며 자신이 원하는 완벽에 가까워지려 몸부림치는 요리사. 그의 주방은 이제 누가 봐도 주방이 아닌 연구실이 되었으며 완벽함을 위해 완성품을 찍어내는 하나의 공장이 되어갑니다.

완벽을 위한 반복의 과정 중 그는 채소를 손질하다가 손가락을 잃고, 도미의 망가져버린 눈알을 대신하기 위해 자신의 눈알을 쓰는 등 자신을 소모하며 완벽을 향해 집착합니다. 이렇게 계속된 집착 속 요리사는 자신의 신체뿐만 아니라 자신의 시간까지 소모하게 되구요. 세상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도 정답을 알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완벽을 추구하며 자신을 소모해대는 우리들처럼요. 

완벽한 도미요리

 그는 결국 노화로 인한 자연사의 직전까지 요리를 만들어냅니다.

정확히는 요리사의 시점에선 성공을 위한 실패작들을 만들어냅니다. 그렇게 그의 마지막 요리가 만들어지고 마침내 노인이 된 요리사는 손님에게 도미 요리 한 접시를 들고 테이블로 나서게 됩니다. 많은 세월이 흘러 거미줄 치고 먼지가 수북이 쌓인 테이블. 주검이 되어있는 손님에게 드디어 '완벽한 도미 요리'를 내놓았지만 손님은 그것을 맛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은 자신의 '완벽한 도미 요리'를 맛보려다 요리사는 긴 세월 때문인지 자연사하며 요리를 맛보지 못하고 쓰러지며 영화는 끝이 나게 됩니다. 

(후론)

 영화의 마지막을 보고선 그가 마지막에 내놓은 요리는 정말 '완벽한 도미 요리'였는가?에 대한 생각을 반복했습니다

어쩌면 세상에 '완벽한 도미 요리'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결론을 내렸구요.

미슐랭 셰프의 요리가, 세계적인 감독의 영화가 과연 정말로 완벽한 것인가? 고흐의 미술작품이,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가 '완벽'한 것인가? 우리는 그런 것들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고 정답이라는 틀을 세워 완성품들을 완벽이라는 허상에 가깝게 찍어내려는 사회를 비판적으로 관찰하고 경계해야함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완벽'이라는 단어에 대해 고뇌하기 전 '정답'이란 단어에 관해 고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전적 의미로서의 정답은 단 세 글자 "옳은 답"입니다

그렇다면 옳음은 무엇일까요.

옳음의 세 가지 사전적 의미는 1. 사리에 맞고 바르다. 2.격식에 맞아 탓하거나 흠잡을 데가 없다. 3.차라리 더 낫다 입니다.

사전 또한 답을 위한 틀을 제공하기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에 옳음이란 무엇인지,  사리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 격식에 맞는 것이 무엇인지, 더 나은 것이 무엇인지 설명해 줄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답을 아는 것은 사전뿐만 아니라 그 누구도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나도 쉽게 정답과 오답을 만들어내고 옳고 그름을 만들어 많은 것들을 판별해나가죠. 우리들은 너무나도 쉽게 사회가 만들어낸 틀을 받아들여 그것에 벗어나버리면 그것을 오답으로 치부해버리곤 합니다. 

그리고 오답으로 치부된 것들을,  오답으로 치부된 사람들을 차별하고 비난합니다. 마치 영화에서 주인공이 만들어왔던 요리들을 완벽에 가까워지기 위해 시도했던 실패작으로써 오답처리하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 처럼요.

또 어쩌면 그가 추구하던 결과물이 완벽이 아닐 수도, 그가 완벽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요리가 완벽이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진정 완벽에 가까워 지고자 한다면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정답을 향해 달려가며 오답으로 분류된 것들을 멀리할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구요.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할 논제 중 하나는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잘 못된 것인가?'입니다. 그렇다면 완벽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완벽. 사람들이 생각하는 정답과 완벽의 기준에 가까운 작업물을 만들어냈을 때 우리는 찬사를 받기도 하며 상을 받기도 합니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그런 것들로 부터 오는 만족감과 성취감을 얻기 위해 우리는 완벽을 추구하죠.

  또 스스로 세운 기준에 도달했을 때의 완벽에 대한 만족감 때문에 우리는 완벽에 집착합니다. 실제로 그런 집착과 집념들이 능력 향상에 도움 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 진정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된 것일까요?

저는 완벽을 추구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나온 말 처럼 우리는 사회가 정한 것이 아닌 진정한 옳고 그름, 정답과 오답을 알지 못하기에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잘못되었다 잘못되지 않았다 라고 판단할 수도 없을 뿐더러 개개인의 완벽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1인칭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의 시각에서 단순히 '완벽'의 단어 앞에 정답이란 무엇인지, 그것이 실존하는 것인지에 대한 실리적인 생각이 필요합니다. 

다시  영화의 결말로 넘어가 요리를 완성한 요리사는 시간이 흐르고 흘러 주검이 된 지가 얼마인지도 모를 손님에게 도미 요리를 내놓습니다. 이미 요리를 먹을 수 없는 손님과 자신의 요리를 끝내 먹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주인공이 결말인데요. '완벽한 도미 요리'를 위해 신체와 평생의 시간을 바쳤건만 결국 그는 영화의 첫 시작처럼 잠에 빠지게 됩니다. 처음엔 앉아서 엎드려 잠을 청하던 그가 마지막엔 앉아서 하늘을 본 채로 숨지게 되는데, 이는 완벽을 향해 쫒기는 우리들이 편히 누워 쉴 시간조차 없이 사회의 정답에 조금이라도 더 근접하기 위해 헤매는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우리는 귀중히 여겨질 완성품의 완벽을 위해 더 귀중한 것들을 함부로 소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 것인지 생각해봐야합니다. 

완벽한 도미요리 오프닝
완벽한 도미요리 엔딩

 

(영화 구성 분석)

 이 영화의 대부분이 요리하는 과정을 주인공 시점에서 내려다 본 POV와 재료들의 손질과정, 주인공이 '완벽한 도미요리'에 집착하는 과정들을 담은 인물샷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극 중에서 주인공이 도미요리에 일생을 바치기 떄문에 점프컷으로 시간의 흐름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재료 하나 하나, 온도 하나 하나 신경쓰는 주인공의 완벽과 정밀함을 표현하는 자로 잰 듯 일정한 사이즈의 요리 인서트들이 반복해서 나오죠. 주인공이 처음 계획을 세워 요리를 시작하는 순간 디졸브로 연결되던 첫부분과 달리 주인공이 도미 요리의 완벽을 집착하면 할수록 더 빠르고 급박하게 편집점들이 딱딱 끊겨서 흘러갑니다.

제가 가장 흥미있게 보였던 부분들은 주인공 시점에서 요리들을 보여주다가 가끔 반대인 요리의 시점에서 주인공을 보여주는데요.

한 편으로는 요리의 시점에서 완벽을 갈망하는 우리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우리가 그저 완벽해지길 바라며 스스로 접시 위 도미가 되고자하는 것은 아닌지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씬에선 완성된 도미요리를 제대로 보여주지 않습니다. 문을 열고 비틀거리며 들어오는 장면부터 의도적으로 도미요리를 보여주지 않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그토록 완벽히 완성하지 못한 좌절감 사이에 보이던 실패작들은 너무나도 맛있어 보이지만 그가 그토록 노력하고 자신을 소멸하며 만들어낸 도미요리는 끝내 제대로 볼 수도, 맛 볼 수도 없네요. 그 까닭에 대해선 마지막에 '완벽한 도미요리'를 보여줬다면 어쩌면 주인공인 우리들이 완벽한 사람이 되기 떄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에 '완벽한 도미요리'를 보여주지 않음으로써 우리는 완성될 수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는 것 완벽한 것은 볼 수도 맛 볼 수도 없다는 것을 말하는 듯 합니다.  

이렇게 오늘은 나홍진 감독의 단편 영화 <완벽한 도미요리>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단편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나홍진 감독 특유의 연출력이 여기저기서 표가 나네요... 

완벽주의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으시거나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단편영화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에게 꼭 추천하는 영화입니다.  

다음에도 재미있고 유익한 영화들고 와서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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